(인터뷰) 평택시의회 김혜영 예산결산위원장, "예산은 시민의 삶, 책임감 막중"

재정 건전성과 실효성, 그리고 시민 체감 효과 최우선 가치로…엄마 같은 시선·책임감 있는 정책

클릭평택 이석구 기자 /

 

2026년도 평택시 총예산안이 집행부가 제출한 2조 4283억 원에서 67억 원(0.28%) 감액된 2조 4216억 원으로 최종 의결됐다.

 

지난해 예산결산위원회는 숫자 너머의 가치를 읽어내는 혜안이 그 어느 때보다 필요한 시점이었다. 평택시의 살림살이를 총괄한 김혜영 위원장을 10일 만났다.

 

그의 인터뷰 전반에는 ‘예산은 숫자가 아니라 삶’이라는 단순하지만 결코 가볍지 않은 인식이 바탕에 깔려 있다.

 

김 위원장은 ‘하면 좋다’는 명분보다 ‘꼭 필요한가’라는 질문을 먼저 던지는 태도를 이번 심의의 핵심 기준으로 삼았다.

 

불요불급한 예산은 과감히 도려내고 시민 삶에 직결된 우선순위를 재조정하는 데 혼신의 힘을 다한 김 위원장의 의정 철학을 들어봤다.

 

▲예산결산특별위원장을 맡으며 가장 고심했던 원칙은 무엇인가.

 

평택시 예산은 2조 4000억 원이 넘는 거대 규모다. 이 거대한 숫자는 결국 시민 한 분 한 분의 소중한 세금으로 채워진다. 그래서 '좋아 보이니까', '의미 있을 것 같으니까'라는 막연한 관행을 가장 경계했다.

 

예산은 한 번 집행되면 되돌릴 수 없다.

 

재정 건전성, 효율성, 시민 체감 효과라는 세 가지 잣대를 놓고 '이 사업이 지금 꼭 필요한가'를 쉼 없이 자문했다. 한 푼의 예산도 가볍게 다뤄서는 안 된다는 절박함이 나의 원칙이었다.

 

▲2026년도 예산 심의에서 특히 '현미경'을 들이댄 대목이 있다면.

 

유사 사업의 중복 여부와 관행적인 편성이다. 여러 부서에서 이름만 바꿔 반복되는 사업이나, 성과가 검증되지 않았음에도 매년 올라오는 예산들을 집중적으로 점검했다.

 

특히 주민참여예산과 행사·축제성 예산을 세밀하게 살폈다.

 

취지가 아무리 좋아도 시민이 체감하는 실질적 효과가 없다면 그것은 형식적인 '예산 쓰기'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단기적인 생색내기보다는 지속 가능한 효과에 무게를 뒀다.

 

▲심의 과정에서 의원 간의 견해차를 조율하는 과정이 쉽지 않았을 텐데.

 

위원장으로서 가장 어려운 숙제가 바로 '조율'이다. 지역구마다 이해관계가 다르고 관점이 다르다 보니 축제나 행사 예산 조정 시 갈등이 생기기도 한다.

 

하지만 원칙이 분명하면 길은 보인다. 공정한 기준을 세우고 동료 의원들의 논리를 경청하며 '시민 이익'이라는 공통 분모를 찾아갔다.

 

불필요한 것을 줄이는 데 그치지 않고, 정말 필요한 사업에는 힘을 실어주는 균형감을 잃지 않으려 노력했다.

 

▲예산 제도 자체에서 느끼는 한계와 개선점은 무엇인가.

 

예산서 제출 시기다. 현재의 촉박한 일정으로는 수조 원의 예산을 심층 검토하기에 물리적 한계가 있다.

 

최소한 한 달 전에는 예산안이 제출돼야 내실 있는 심의와 자료 요구가 가능하다.

 

또한 집행부의 편의에 따라 예산 용도를 변경하는 관행을 지양하고 사업의 필요성과 결과에 대한 투명한 설명 책임이 강화돼야 시민의 신뢰를 얻을 수 있다.

 

▲급격한 도시 성장을 겪고 있는 평택의 현주소를 어떻게 진단하나.

 

평택은 외형적으로 눈부시게 성장했다. 하지만 그 성장의 온기가 소상공인과 취약계층의 안방까지 도달하고 있는지는 의문이다. 경기침체 속에서 시민들이 느끼는 고통은 여전히 크다.

 

이제는 행사성·소모성 투자를 과감히 줄이고, 생활 안정과 지역경제의 체력을 키우는 데 집중해야 한다. 청년들이 평택에서 미래를 설계할 수 있는 실질적인 정책이 뒷받침될 때 비로소 '지속 가능한 성장'이 완성된다.

 

▲신청사 이전과 관련해 원도심 공동화 우려의 목소리도 높다.

 

신청사 이전은 도시의 지도를 바꾸는 일이다. 단순히 건물을 옮기는 문제가 아니다.

 

남부권 상권 위축이나 행정 서비스 공백이 생기지 않도록 제2청사의 기능 배치 등 구체적인 활용 계획을 선제적으로 수립할 것을 집행부에 강력히 주문했다. 이 약속이 제대로 이행되는지 끝까지 점검할 것이다.

 

▲최근 청년 및 청소년 문제에도 깊은 관심을 보이고 있는데.

 

가장 시급한 의정 과제 중 하나가 청소년 중독 문제, 특히 마약이다. SNS 등을 통해 마약이 아이들의 일상까지 침투했다. 사후 처벌보다 예방 시스템 구축이 절실하다.

 

청소년재단, 학교, 의료기관을 연계해 게임·음주·마약 등을 포괄적으로 다루는 관리 체계를 준비 중이다. 아이들을 지키는 것은 우리 어른들의 피할 수 없는 책임이다.

 

▲앞으로 어떤 의원으로 기억되고 싶은가.

 

처음 의회에 발을 들였을 때의 '엄마 같은 마음'을 잊지 않으려 한다. 화려한 수사보다는 시민의 불편한 목소리에 먼저 귀 기울이는 사람, 조용하지만 시민을 위한 일이라면 끝까지 관철해내는 책임감 있는 의원이 되고 싶다.

 

시민과 의회, 집행부 사이를 잇는 든든한 가교역할을 묵묵히 수행해 나가겠다.

 

변화의 파고 속에서 재정 운용의 방향은 곧 도시의 나침반이 된다. 김혜영 위원장이 보여준 '선택과 집중'의 원칙은 평택의 내실을 다지는 밑거름이 될 것이다.

 

예산이 단순히 숫자의 나열이 아닌, 시민의 고단한 삶을 어루만지는 정책으로 치환될 때 평택은 한 단계 더 성숙한 도시로 도약할 수 있다.

 

김 위원장의 '엄마 같은 시선'이 평택의 미래를 어떻게 바꿔놓을지 기대가 모아지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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