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릭평택 이석구 기자 /
평택 성매매 장소의 대명사로 불리던 ‘삼리’(쌈리)가 재개발된다. 삼리 지역을 포함해 평택동 76번지 일원에 4~5성급(300실) 호텔과 50층 규모의 오피스텔과 주상복합빌딩, 1800여 세대의 아파트 등이 들어서 평택의 랜드마크로 변신을 꾀하고 있다.
지난 1950년대 자리를 잡은 삼리는 전국에 사창가의 대명사로 불리고 있는 곳이다. 이곳은 아픔과 눈물, 수많은 사연들이 자리하고 있다.
이에 삼리를 개발하는 비티그룹(대표 강범규)은 개발과 더불어 이곳을 치유의 공간을 만들기 위해 1일부터 다음 해 1월 14일까지 미술 작가 등을 초대해 전시회(그린라이트)를 열고 있다.
평택동 76번지 일원(재개발 명칭 평택1구역)은 지난 1894년 청일전쟁 당시 격전지 중 하나였던 지역으로 일본군이 주둔해 경부선을 부설되면서 평택역이 들어섰다.
이때부터 이곳에 일본인을 상대하는 유곽이 들어섰고, 이어 한국인을 상대하는 사창가도 들어섰다. 한국전쟁 이후에는 주한미군이 주둔하면서 대규모 기지촌이 형성됐다.
이후 번성하기 시작해 수원과 더불어 경기 남부 지역의 대표적인 사창가로 이름을 알렸다.
사창가는 남성에게는 환락의 장소지만 이곳 여성에게는 몸을 팔아 삶을 유지해야 하던 아픔으로 솟은 ‘지상 위의 섬’ 같은 공간이다. 그 공간의 기억하고자 하는 것은 ‘우리네 삶의 과정을 잊지 말자’는 다짐이다.
강범규 비티그룹 대표는 “이번 전시는 도시 재개발 지역에서 공간의 기억과 문화적 상상력을 접목해 물리적 개발로 사라질 삶의 영역을 발견하고자 하는 의미”라고 말했다.
전시는 자연과 빛, 사운드가 어우러진 가상의 정원 연출로 이뤄진다. 이 정원은 그동안 삶의 대한 긴장감이나 혹은 휴식과 치유의 공간이다.
나아가 봄·여름·가을·겨울, 그리고 봄으로 돌아오는 계절의 순환과 회복의 의미를 지니기도 한다.
전시회에 참여 작가이기도 한 강범규 대표는 “성매매를 위한 기능적 장소로 유지되어 온 탓에, 이곳은 존재하되 보이지 않고 열려 있으면서도 닫혀있는 공간으로 존재해왔다”며 “이제 이 곳만의 삶의 기억과 감각을 들여다보고 앞으로 나아가는 길을 열려고 한다”고 의미를 전했다.
이번 전시회는 주최 BT그룹, 주관 교차공간 819로 녹음, 박영희, 안민욱, 형태와 소리, 황혜인 등의 작가가 참여한다.